“항생제나 약물 같은 양약은 약 자체가 주체인 반면 환자 스스로 자가치료를 극대화하는 해독치료는 환자가 주체이다.”

이것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부정거사(扶正祛邪), 즉 필요한 부분은 채우고 필요없거나 해가 되는 부분은 버린다는 의미와 상통합니다. 해독이란 인체의 자연치유력의 회복과정을 말합니다. "인체는 '항상성'이라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서 특정 범위 안의 질병은 스스로 치유가 가능하다. 단, 그 범위를 넘어섰을 때 우리는 '질환'이라고 부른다". 제가 한의학을 하기 전인 어렸을 적엔 침과 약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가령 발목을 접질러서 침치료와 한약을 복용했는데 나았다면, '침과 약이 아니었더라도 결국 이렇게 나았을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었죠.

맞습니다. 인체가 항상성이라는 성질을 지닌 이상 자체적인 치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침과 약 치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낫게 되어 있습니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효율적으로 치유가 되는가',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 몸의 불균형과 질환을 자가치유하기 위해 현재의 몸 상태가 최적이자 최고인가'입니다.

요즘 들어 한의학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한의사들을 가르켜 '한무당'이라고 부릅니다. 음양오행이 어쩌고 저쩌고, 기가 뭉쳤느니 어혈이 생겼느니, 태음인이니 소양인이니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내뱉는가 하면, 같은 환자라도 한의사들마다 다른 진단과 치료법으로 다루니 저렇게 부르는 것도 어느정도 납득이 갑니다. 한의학은 철학의학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첨단과학이 어제보다 월등히 발전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왜 의학이 철학과 함께하는 걸까요? 그것은 결국 아무리 과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계속한다 하더라도 밝혀질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 인정하고, 이러한 과제들을 철학이라는 우주와 대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대입해 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이 얼마나 더 발전하면 신의 존재를 규명할 수 있을까요? 오랜 시간이 흐른다 할지언정 조물주가 창조한 복잡하고 미묘한 우리의 인체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작은 곤충들이 서로 공생하며 살아가는 신비함과, 연인의 눈을 바라볼 때 피어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 어떤 과학이 풀이해낼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가 현미경으로 바라보는 '과학'이라는 세상은, 사실 '어떠한 현상에 대한 해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지도 모릅니다.

발목을 접질렀다면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분명 낫습니다. 양방치료를 받는다면 약물이 그 부위를 직접적으로 침투해 붓기와 통증을 완화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생제나 약물 등의 양방치료는 그 치료제가 '주체'가 됩니다. 한방치료는 다른 개념입니다. 한방치료는 인체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인 '항상성'을 배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결국 한방치료의 주체는 '환자 자신'이며, 이러한 이유로 최근 미국에서는 많은 미국인들이 부작용이 없는 한방치료를 선택하며 한의학의 성장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화기가 약한 환자의 원인이 위장 자체의 문제인지, 혹은 그 옆에 붙어있는 비장의 문제인지, 혹은 간이 원인인지 진단을 내리고, 환자의 자가치유력을 그 원인장기로 유도해 줌으로써 스스로 더 빨리 치유하게 하는 것이 침과 한약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진단의 과정은 절대적으로 한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으며, 그렇기에 같은 환자라도 여러 진단이 나올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들 중 몇몇은 잘못된 진단을 내렸을 수도 있습니다. 또 그중 몇은 제대로 된 진단을 내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도 몇 명은 더 정확하고 결정적인 진단을 내렸을 것입니다.

의학과 철학이 함께 하는 이상 환자의 항상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이 한의사가 얼마나 좋은 한의대를 졸업하고 어디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얼마나 유명한지가 아닌, 우주와 대자연의 이치를 얼마나 잘 깨우치고 깨닳고 있는지에 따라 좌우됩니다. 우리의 인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신비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인체를 '신묘막측(神妙莫測)'하다고 표현하십니다. 사진 몇 장과 현미경으로 파악되는 것이 인간의 몸과 정신이라면, 신을 믿을 자 과연 누가 있을까요.

다행히도 신의 자비로 인해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고, '해독'은 이러한 대사시스템이나 면역시스템, 세포복원 시스템 등을 최대화 시켜줍니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약이 비슷비슷하게 처방될 경우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질병과 질환은 결국 뿌리가 비슷한 독소로부터 유발되기 때문이죠.

극대화 시키는 방법은 세가지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1.배독과정 – 인체 내부의 각종 염증이나 독소물질을 배출하는 작용을 도움. (온열요법으로 인한 땀의 배출이나 누워서 하는 깊은 복부호흡, 그리고 발효효소과정으로 인한 대변과 소변을 통해 배독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음)
• 2. 항산화제와 효소의 적절한 공급으로 인한 세포와 조직의 보호
• 3. 미네랄, 비타민, 효소의 공급으로 인한 세포 조직의 재생 및 복구작용 촉진

현대인의 90% 이상은 해독을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바로 ‘식생활’입니다. 시금치 같은 경우 1960-80년대 생산되었던 시금치의 비타민 C 함유량은 지금의 것 보다 약 160배 정도 더 높았습니다. 한마디로 식재료의 건강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말이죠. 또 조미료나 보존제, 착색제, 산화방지제나 가공식품 등 장내에서 썩지 않고 장내 부패를 유발하고, 이것은 곧 장누수 증후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의 잦은 육류와 기름진 음식의 섭취와 술, 담배 또한 주요원인들 중 하나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탄수화물 입니다. 우리가 평소 섭취하는 탄수화물 중 단당류가 그 비중이 크고, 지나친 단당류의 섭취는 혈당수치의 상승을 일으키며 그로 인해 분비된 도파민이 쾌감을 느끼게 해 우리 몸은 지속적인 단맛을 갈구합니다. 또한 탄수화물처럼 GI수치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인슐린이 급격히 분비가 되어 지방으로 전환됩니다. 이것은 혈액 속 탄수화물의 부족현상을 초래하게 되고, 지속적인 허기를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탄수화물 중독’입니다. 단순 탄수화물을 과다섭취하게 되면 혈당조절의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어서 호르몬 조절 문제까지 생기게 되며 곧 세포대사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까지 발전합니다. 결과적으로 탄수화물 중독 하나가 당뇨병, 혈액순환장애, 심혈관계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관절질환, 호르몬대사이상, 비만, 수면중무호흡증, 자궁물혹, 각종 암과 노화의 가속의 원인이 되어버립니다.

세번째 이유는 ‘소화효소를 낭비하는 식습관’입니다. 야식, 과식 등 소화기관이 휴식해야 할 시간에 섭취하는 간식, 많이 씹지 않고 빨리 삼키는 습관 국에 밥을 말아먹는 습관 식사 전후에 물을 섭취하거나 빨리 먹는 습관은 소화효소의 낭비를 유발합니다. ‘효소편’에서도 언급했듯이 대사효소로 쓰여야 하는 효소가 음식물의 소화를 위해 소화효소 대신 쓰이게 됨으로써 대사기능의 저하를 유발합니다.

네번째로 생활습관입니다. 1분 1초가 바쁜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운동의 부재는 하복부와 하체순환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다섯번째로 스트레스입니다. 질병과 질환의 원인이 40%가 음식으로 인한 것이라면, 다른 40%은 바로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고 쌓이기만 한다면 혈액순환문제, 혈액의 산성화, 골다공증, 경련, 심장문제, 자율신경부조화, 소화기능 저하, 간기능의 저하, 불면증과 화병 등 여러 질병들의 원인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항생제나 각종 약의 지속적인 복용입니다. 체온저하, 면역관련효소 부족, 장내부패, 장기능 저하, 과로의 지속 등은 결국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바이러스 저항성을 현저히 떨어트립니다.

새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헌 것을 비워야 합니다. 마냥 헐기만 한 것들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우리 몸은 위에서 언급한 것들로 인해 체내에 많은 독소들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과 보약을 지어먹는다 한들 몸 속에서 독소들과 섞여버리면 그것이 온전한 보(補)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